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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친절진료 다짐…「환자의 병원」 재탄생

입력 | 1999-01-29 19:15:00


“바쁘다는 이유로 환자의 말을 성의있게 들어주지 못한 때가 있었습니다.”(간호사)

“검사과정에서 사무적인 태도가 발동한 적이 많았습니다.”(의료기사)

“무뚝뚝한 표정과 말투로 환자를 대한 적이 있었습니다.”(약제부 약사)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A강당에서는 대학병원을 찾았던 환자라면 한번쯤 듣고 싶었던 이야기, 그러나 결코 들을 수 없었던 병원구성원들의 자기 반성이 쏟아졌다.

의사들의 겸허한 약속도 빠지지 않았다.

“저는 단순 의료기술자로 머물지 않고 진정 환자의 아픔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보살피는 참된 의사가 될 것을, 의과대학에 입학할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이날 서울대병원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기변신을 선언한 것이다.

이 약속의 장소에는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과 이기준(李基俊)서울대총장 등이 참석했지만 약속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환자와 국민이었다.

병원측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중심 △인간존중 △지식창조 △사회봉사라는 새로운 경영이념이 담긴 ‘비전21선언문’을 본관 1층 로비에 내걸었다. 국민이 그 이행여부를 감시해달라는 뜻에서 였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경영컨설팅전문업체로부터 경영진단까지 받고 삼성의료원 서울중앙병원 등 경쟁병원에 대한 벤치마킹까지 실시해 청사진을 마련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은 말그대로 ‘시장경쟁’의 원리를 병원경영과 환자진료에 도입할 계획이다. “아무리 최고의 제품을 생산한다 한들 마케팅과 서비스에서 실패하면 결코 일등기업이 될 수 없습니다.” 박용현 서울대병원장의 말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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