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둘을 둔 여성 가장입니다. 여자 혼자 아이 둘을 키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6년전 중풍을 앓던 남편이 우리 곁을 떠난 뒤 주위 분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결코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작은’ 일에도 곧잘 감동합니다. 그 중에서도 벌써 9년동안이나 두 아이의 머리를 무료로 깎아주시는 민성이발관 내외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얘들아, 머리가 지저분하면 마음까지 흐트러지기 쉬우니 돈걱정 말고 자주 들러 머리를 깎아라.”
주인 아저씨는 머리만 꼼꼼히 손질해주시는게 아니라 머리를 깎으면서 아이들의 마음까지도 자상하게 다듬어 주십니다. ‘마음의 이발사’라고나 할까요. 청소년 시기는 아이들이 고민하고 방황하기 쉬운데 아무 탈없이 클 수 있는 것도 이발관 아저씨 아주머니의 관심 덕분이라고 봅니다. 두분은 항상 부모님에 대한 공경심을 갖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아이는 격려해 주십니다.
미안해하는 저에게 두분은 항상 말없는 미소로 답할 뿐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머리를 깎던 아이들이 이제 대학교 1학년, 고교2학년이 됐습니다. 두 아이는 지금도 이발관 아저씨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두고 있다고 합니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길은 아이들을 올바르게 기르는 것 뿐이라고요. 남 모르게 선행을 베푸시는 이발관 내외분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정공자(인천 계양구 효성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