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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기아自 인수…재벌빅딜 가닥 잡혔다

입력 | 1998-10-19 19:25:00

기아 낙찰자 발표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매각을 위한 3차 국제입찰에서 현대자동차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 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넘겨 일원화하고 철도차량 부문은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3사 단일법인으로 일원화하기로 양보했다.

정부는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기아 아시아자동차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포드사 등 미국 유럽 자동차업체로부터의 외자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19일 이루어진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재벌 구조조정의 큰 가닥이 잡혔다.

5대 그룹의 1차 사업구조조정 대상인 7개 업종 가운데 내달 중 책임경영주체를 선정키로 한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정유 석유화학 발전설비 철도차량 선박용엔진 항공 등 6개 업종의 경영주체가 결정된 것.

현대가 기아를 인수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은 현대와 대우 중심의 2사 체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다만 삼성자동차 처리 문제가 남게 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기아 인수를 포기한 것은 사실상 자동차사업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삼성자동차는 기아 아시아자동차와 함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처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입장〓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은 이날 “기아 3차 입찰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채권단이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기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근영(李瑾榮)총재는 “입찰결과에 따르겠다”며 “금주중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낙찰동의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홍건(崔弘健)산자부차관도 이날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기아의 입찰결과를 존중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채권단이 낙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기아의 청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으며 수의계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차관은 “수의계약으로 갈 경우에는 채권단이 낙찰 조건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받아내기가 곤란해 채권단이 수의계약으로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측이 발표한 △고용 유지 △협력업체와의 관계 유지 △외자유치 △기아브랜드 유지 등의 기아경영계획이 제대로 실천만 된다면 국민경제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은행은 부채탕감액 등 현대가 제시한 입찰조건에 대해 채권단의 동의를 얻기 위해 금주중 채권단회의를 갖기로 했다.

한편 최차관은 부채탕감액에 대한 채권단과 현대간의 협의에 개입할 의사가 없으며 채권단의 추가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차관은 삼성자동차문제와 관련해 “삼성이 과도한 부채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자유치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스스로 운영해보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재계 자율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낙찰 발표〓기아 입찰사무국은 이날 현대자동차를 낙찰자로, 대우자동차를 예비낙찰자로 각각 발표했다. 입찰사무국은 “삼성자동차는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포드는 아시아자동차의 주식인수가격을 최저가(주당 5천원) 밑으로 제시해 실격 처리됐다”고 밝혔다.

▼현대 계획〓 정몽규(鄭夢奎)현대자동차 회장은 이날 기아 인수계획과 관련, 외자유치 등의 방안을 밝히고 “국내 자동차업계를 현대와 대우의 양사 체제로 재편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은 현대자동차의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인수를 그룹 차원에서 지원키로 했다.

▼전경련 발표〓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가 철도차량에서 당초의 독자경영 방침을 철회하고 현대 대우 한진이 4대4대2의 비율로 참여하는 3사 단일법인을 설립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또 발전설비 부문에서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를 한국중공업으로 이관할 범위와 대금정산방법 등을 11월말까지 결정키로 한중과 합의했다.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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