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은 5대 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특혜성 지원을 할 경우 20억달러의 추가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우리 정부에 통보해왔다고 정부 관계자가 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IBRD는 5대 그룹이 구조조정안을 내놓으면서 정부측에 요구한 부채상환만기연장과 우대금리적용 등을 특혜성 지원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은 이날 “IBRD의 재벌지원 반대로 5대 그룹에 대한 특혜성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5대 그룹이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성사시켰다고 하지만 재벌 구조조정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중경(崔重卿)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은 “IBRD는 지원자금이 재벌에 직접 제공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며 “양도세 감면 등은 특혜 지원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IBRD는 한국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2차 구조조정차관 20억달러를 10월 이후 연말까지 두차례로 나눠 제공할 예정이었다.
특히 IBRD는 재벌 지원이 재벌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미국과 유럽 기업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