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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국회」 이모저모]「맑은 하늘」뒤 「먹구름」

입력 | 1998-08-13 19:30:00


13일 국회표정은 맑은 하늘 뒤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는 요즘의 ‘게릴라성 일기’와 흡사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오전 중진협의회에서 총리임명동의안 처리와 원구성―총리인준 일괄타결입장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국회기상도는 ‘맑음’이었다. 그러나 오후들어 예정됐던 3당총무회담이 14일 한나라당 의총이 끝난 뒤로 미뤄지면서 다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와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는 13일 오후 2시반에 예정된 3당총무회담에 앞서 만나 전략을 숙의했다. 한총무는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서라도 운영위와 법사위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고, 자민련 구총무도 동의했다.

그러나 오후2시 본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박준규(朴浚圭)의장실로부터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총무와 접촉이 안돼 총무회담이 어렵다”는 통보가 오면서 양당총무들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한총무는 “한나라당 의총을 열면 강경론이 득세할 것이 뻔한데 그 뒤에 총무회담을 한들 문제가 제대로 풀리겠느냐”며 “결국 ‘8·15’이전에 총리인준을 안해주겠다는 얘기아니냐”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총무는 그러나 “아직 오늘이 다 간 것은 아니다”고 말해 한나라당측의 태도변화에 한가닥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자민련은 1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나라당에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요즘 같아선 민망스러워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다닐 수 없다”며 “내일 비가 더올지 모른다고 하는데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천서총무는 그동안의 여야 총무협상 과정을 소상하게 소개한 뒤 “조속한 시일내에 국회가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당직자들은 늦어도 15일 이전에 총리 인준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면서 여야간의 상임위 배분에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한 당직자는 “운영위도 양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법사위 정도는 야당에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3일오전 당 중진회의를 열어 국무총리인준안 처리에 협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 등 참석자들은 2시간이 넘는 난상토론 끝에 국무총리인준안 처리와 상임위원장 배분의 일괄타결을 전제로 총리인준안 처리에 협조키로 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전날 국회의장에게 보낸 공한은 내용이 불확실해 총리인준 철회후 재지명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요구에 미흡하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중진들의 결정을 바탕으로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총리인준안 처리에 대한 당론을 최종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신범(李信範)의원 등 일부 초재선의원들이 3월 투표중 중단했던 총리인준안 투표함 ‘개함 결의안’을 준비중이어서 의견조율에 난항이 예상된다.

〈김차수·윤영찬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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