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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수관로는 「동맥경화환자」…1시간60㎜ 소화못해

입력 | 1998-08-06 20:07:00


서울시의 하수관로는 시간당 60㎜의 비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동맥경화’에 걸려 있었다.

서울시내 하수관은 강수량이 간선도로의 경우 시간당 73㎜, 뒷골목은 62.3㎜를 기준으로 설치됐지만 관로가 낡았거나 파손돼 처리효율이 반감됐고 멀쩡한 관로도 관리소홀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 전역의 하수관망 9천3백61㎞중 45%가 바꾸거나 고쳐야 할 불량하수관인 것을 알면서도 제때에 손을 쓰지 못한 탓.

특히 하수관이 5m에 1곳꼴로 깨지거나 다른 배관 등이 통과하고 있으며 오물로 빗물받이가 막혀있어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서울시의 하수관은 제역할을 할 수 없다.

하수관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빗물을 처리하도록 만들어진 빗물받이도 모래나 흙 등으로 막혀있는 실정.

그나마 을지로는 지하철2호선 건설당시 하수구의 처리용량이 축소돼 이번 도로침수의 원인이 됐다.

5월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공사장으로 하천수가 유입돼 10여일간 운행이 중단됐던 서울지하철 7호선은 이번에도 도봉산역의 선로에 물이 차오르며 오전6시경부터 7호선 전동차의 운행이 완전히 중단됐다.

도봉산역 입구에 80㎝높이로 차수막을 설치하고 안심했지만 오전 3시반경부터 비가 퍼붓고 중랑천 물 일부가 범람하자 넘치는 물을 감당하지 못한 것.

또한 서울시는 4일 침수됐던 1호선 청량리역의 직접적인 침수원인이 환기구를 통해 들어온 빗물인 것을 파악하고도 태릉입구역 환기구의 수방대책을 제대로 하지못해 또다시 선로가 침수됐다. 침수피해가 컸던 저지대 단독주택 지하실은 하수관보다 지대가 낮아 수해때마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만 가옥별 배수펌프와 하수역류 방지밸브 설치를 게을리 해 또다시 피해를 자초했다.

〈하태원·이완배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