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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구촌/뉴욕타임스]日파벌정치 경제 「걸림돌」

입력 | 1998-07-28 19:27:00


2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는 35년 정치인생을 소심한 태도로 일관해온 사람이다. 그는 3명의 후보 중 국민적 인기도가 가장 낮았으나 당내 최대 파벌의 수장이었기 때문에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국민은 오부치총재가 △대규모 세금감면을 비롯한 경기부양책 △부실금융기관의 합병 등 경선과정에서 밝힌 공약을 지키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같은 공약이 제대로 실행될 지는 의문이다. 그는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대장성 관료와 당내 원로들의 반대에 맞서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오히려 전임자인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보다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0년 동안 일본 정계는 주로 ‘파벌중심 정치체제’를 유지해왔다. 집권당 각 파벌의 수장들은 정치자금을 관리해왔으며 다선(多選)우선원칙에 의해 정부와 당의 요직을 배분했다. 그들은 또 주요 이익집단의 이해와 상충되지 않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면서도 국가경제가 잘 굴러가는 한 정치인들은 국민의 불만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변했다.

최근의 경제불황은 유권자의 정치의식에도 변화를 가져와 국민여론보다 파벌의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정치인은 더 이상 정치판에 발을 붙일 수 없는 상황을 불러왔다. 파벌중심 정치체제가 오부치를 집권당 총재로 만들기는 했으나 그의 정치생명과 일본경제의 부활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