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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보고서]2차대전 중립국,나치에 전쟁물자 지원

입력 | 1998-06-02 19:29:00


세계 2차대전 당시 중립을 선포한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아르헨티나 등 5개 중립국이 나치 독일에 전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각종 전쟁물자를 공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일 발표될 미국 국무부의 보고서 초안을 인용, 이들 국가들이 나치 독일에 공급한 전쟁물자의 규모는 5억 달러에 달하며 이밖에 독일이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 희생자들로부터 약탈한 금 3억달러어치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교역량은 현시세로 환산하면 70억달러에 달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이 교역대금의 결제와 예치는 75%가 스위스 중앙은행을 통해 이뤄졌으며 나치 독일이 스위스 은행에 개설한 계좌중 하나인 ‘멜머계좌’에는 당초 추계치의 두배인 금이 예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현 시세로는 4천만달러 상당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멜머’는 나치의 금 예치임무를 맡고 있던 친위대(SS)장교의 이름. 스위스 은행들은 당시 독일정부 및 민간자산 5억 달러도 별도 예치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 스위스 은행의 역할이 새롭게 밝혀짐에 따라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와 그 가족들이 약탈당한 금을 되찾기 위해 벌이고 있는 법적 소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많은 유태인 단체들은 이번 보고서가 지난해 5월 스위스에 초점을 맞춘 1차보고서와 달리 다른 중립국들의 친 나치행위를 집중 열거함으로써 스위스의 책임을 다른 국가들로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미 정부소속 역사학자들이 나치 자산에 대해 2년여에 걸친 조사를 벌여 작성한 것으로 국무부의 스튜어트 에이젠슈타트 경제담당 차관이 2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은 중요한 전쟁물자인 철광석과 볼 베어링, 포르투갈은 무기제조용 강철 원료인 철광석과 텅스텐, 이밖에 스페인 터키 아르헨티나 등도 이와 유사한 전쟁물자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