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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렇게 키워요]오스트리아 구루버씨 부부

입력 | 1998-03-02 20:08:00


독일계 다국적 전자 기계회사인 ‘씨멘스’의 한국법인 ㈜씨멘스의 게르하르트 지 구루버 상무(51)는 오스트리아인. 부인 게르티(44) 딸 워슬라(12) 아들 필립(8) 토미(6)와 함께 서울 한남동 2층 양옥에 살고 있다. 아이들은 모두 연희동 외국인학교와 부설유치원에 다닌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사용하는데도 집에서 가까운 독일인학교에 보내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영어교육이 첫번째 이유지요. 독일어는 집에서 쓰니까요. 또 독일인학교에서는 독일의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인이 굳이 독일인학교를 고집할 필요가 없지요.” 구루버부인의 설명은 간단했다.

구루버상무 역시 오스트리아에서도 영어교육이 점점 중시되고 있다고 말한다.

“부모세대만 해도 영어를 중학교 때부터 배웠지만 요즘은 오스트리아에서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배워요. 어릴 때 영어를 익혀놓아야 외국에 나가거나 외국인과 접촉하면서 실력이 부쩍 늘게 되지요. 저 역시 영어발음이 나빠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로봇이 말하는 것같다는 놀림을 받지요.”

오스트리아의 초등학교에서는 산수나 맞춤법 등 기초교육이 강조된다. 그러나 유치원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글을 배우는 것이 금지됐을 정도로 자유롭게 놀린다.

오스트리아는 유명음악가를 많이 배출했지만 정작 초등학교에서의 악기연주교육은 전무하다. 대신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사설음악학원이 있어 일주일에 한두번 교습을 받는 경우가 많다.

구루버부인은 “처음에 아이에게 강제로라도 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 뒤 소질이 있다면 계속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면에서 한국의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악기교육을 시키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 외국인학교의 특활시간에 워슬라는 클라리넷과 플루트를, 필립은 플루트를 배우고 있다.

아이들이 집에 오는 시간은 오후 4시. 2층은 이들의 공간이어서 장난감으로 어질러 놓아도 잔소리하지 않고 맘껏 놀게 한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스스로 정리하게 한다.

숙제는 30분, 독서는 15분 동안 하도록 하고 있다. 필립과 토미는 밤 8시에, 워슬라는 숙제 때문에 한두시간 늦게 잔다. 아침 6시반에 기상. 8시간반∼10시간반 동안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많이 자야 건강하다는 믿음 때문.

“가정교육은 늘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잘못할 때 야단치는 것은 ‘아빠의 몫’이지만.”

전업주부로서 남편 내조하랴, 아이들과 남편 사이에서 중재자 노릇하랴 바쁘다는 구루버부인은 우리나라 엄마들과 참 비슷했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