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억달러 조기지원 방침 소식이 붕괴직전의 금융시장을 일단 되살렸다. 달러당 2천원선에 육박하던 원―달러환율은 26일 오전 무려 4백50원가량 급락하고 회사채금리도 대폭 하락했다. 환율과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가도 23포인트 폭등했다. 그러나 금융관계자들은 『국가부도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위기국면』이라며 『해외금융기관들이 신용등급이 추락한 우리나라에 달러화 공급을 재개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원―달러환율은 이날 기준환율(1천8백50.10원)보다 4백50.10원 낮은 1천4백원에 개장된 뒤 기업체의 결제수요가 몰리면서 1천5백원대로 재진입했다. 오후에는 1천4백∼1천5백원대에서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3백37.20원 떨어진 1천5백12.90원.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단 외환시장의 위기감은 한풀 꺾였지만 결제수요가 만만치않아 1천4백원대 밑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말보다는 결제수요가 몰려있는 내년 1월이 더 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채권시장 3년짜리 회사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포인트 떨어진 연 27%,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은 4.76%포인트 하락한 연 33.60%를 각각 기록했다. 콜금리는 전날보다 1.82%포인트 상승한 연 31.93%. 삼성 대우 선경 등 대그룹들이 금리부담때문에 이날 발행된 회사채 대부분을 되가져갔으나 은행과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일부 팔리면서 회사채금리가 대폭 떨어졌다. ◇주식시장 종합주가지수는 환율과 금리가 대폭 떨어진데 따라 전날보다 23.70포인트(6.74%) 폭등한 375.15를 기록, 사흘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개인들은 7백1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은 각각 4백71억원, 1백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