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는 24일 낮 국회 귀빈식당에서 최종현(崔鍾賢)전경련회장 김상하(金相廈)대한상의회장 구평회(具平會)무역협회장 김창성(金昌星)경총회장 박상희(朴相熙)중소기협중앙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원철희(元喆喜)농협중앙회장을 초청, 경제위기 극복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김당선자가 모두(冒頭)발언을 통해 자신의 경제극복의지와 재벌관을 밝힌 뒤 단체장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간략하게 개진했다. 다음은 배석한 국민회의 박선숙(朴仙淑)부대변인이 전한 대화록 요지. ▼김당선자〓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민과 여기 오신 여러분의 지극한 지지와 후의가 많은 도움이 됐다. ▼자민련 박태준총재〓국제통화기금(IMF)요구는 법과 행동으로 지켜나가야 한다. 필요하면 법을 만들고 정치인들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또 노사가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협조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국제금융계는 우리가 정말 구조조정과 금융개혁을 하려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의심을 없애기) 어렵다. ▼구평회회장〓지금 우리나라에 중요한 것은 국력을 다해 외환위기를 넘기는 것이다. 수출난조를 개선하고 물가를 잡아야 한다. 미국 친구의 얘기지만 경제성장률을 놓고 우리와 IMF가 2.5%니 3%니 하고 얘기하는데 마이너스 성장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이뤄져 엄청난 대량실업에 따른 국민불안과 불만을 정치지도력으로 감당할 태세가 갖춰졌다고도 전해 들었다. 정부는 그동안 귀를 불완전하게 열어 놓고 있었다. 국제적으로 확신을 못준 것도 국민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상희회장〓경제상황이 어려워지니까 중소기업지원이 더 어렵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민련 김용환부총재〓전체적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은 차입금 경영이 체질화돼 있다. 이것을 탈피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중소기업도 지원해야 하나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박태준총재〓단기채 상환의 시점도 문제지만 먼저 외국에서 조기에 자금을 빼내가지 않도록 설득해 줘야 한다. 여러분이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 ▼최종현회장〓5년만에 경제인으로서속시원한소리를들었다.요즘 경제인들은 할 말이 없다. 우리가 잘못해서 경제가 이 꼴이 됐다. 우리는 죄인 중의 죄인이다. 그러나 나라경제는 무엇보다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게 우선이다. 흑자를 내면 IMF고 금융계고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기업인들은 이를 악물고 흑자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