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무려 일곱장의 청첩장을 받았다. 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서둘러 혼례를 치르려는듯 추운 날씨에도 예식장은 혼잡스럽기만 했다. 결혼식은 서울에서 하는데도 그 전에 읍내 식당에서 피로연을 하는 세태이다보니 예식장 주변 식당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하객을 위한 잔치 분위기라기보다는 축의금을 챙기기 위한 겉치레 행사로 보여 불쾌한 느낌만 들게 된다. 요즘은 농촌에서도 주말에 예식을 치른다. 요일과 그다지 관련이 없는 농촌이지만 도시사람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다. 청첩장을 받고 가지 않을 수도 없고 가자니 가계에 주름살만 진다. 시골에서도 축의금 수준이 3만∼5만원씩 되니 만만한 부담이 아니다. 하객이 많다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축의금을 많이 받아야 행복한 것은 더욱 아니다. 축복받는 인연이 되도록 꼭 모시고 싶은 부담없는 분들에게만 청첩장을 보낸다면 좋겠다. 이정희(전남 해남군 화산면 부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