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가 아닌 실루엣에서의 트랜드로 몸에 딱 붙는 스타일로부터 릴랙스 앤드 심플라인으로」 「패브릭을 사용하는데 크림색에서 카멜 바이올렛 그레이 블랙까지 다양하게」 「절제와 여유의 미가 공존하는 소피스티케이티드 릴랙스…」. 이상은 모화장품회사가 고객들에게 배포하는 사외보 12월호에 실린 내용 중 일부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을 정도다. 「카멜」 「바이올렛」 등이 무슨 색상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다고 제품이 더 고급스러워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전문잡지도 아니고 상품홍보를 위해 무료로 보급하는 사외보인데 굳이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힘든 외국어를 남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성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패션 인테리어 미용을 다룬 기사는 으레 양념처럼 판독이 안되는 외국어를 남발한다. 자연스럽게 번역되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어울리지도 않는 외국어를 남발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세계화시대의 사대주의」라고나 해야 할지. 김형탁(강원 강릉시 포남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