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외국언론의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한국경제 실상에 대한 진단 원인 전망 등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대체로 우리의 현상을 반영하고 있지만 과장과 왜곡은 물론 악의적인 것들도 적지 않다.》 가장 공격적인 보도에는 미국이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언론과 홍콩 등 동남아언론은 중립적이고 온건한 시각이다. 특이한 것은 일본언론의 반응. 미국 유럽의 언론과 비교할 때 현저히 차분하고 냉정한 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뉴스는 지난 5일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 의지해야 할지 모른다」는 기사를 타전했다. 매우 앞서간 이 기사는 외국인투자가들의 한국주식 매도사태와 이로 인한 주가폭락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3일자에서 「한국경제는 이미 몰락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뒤이어 △원화가치를 지키기 위한 한국은행의 노력은 부질 없는 일이다 △환율안정을 위한 규제로 기업의 고통만 더 커진다 △부실한 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다 보니 외채를 갚을 능력을 상실했다는 등의 단정적 내용을 잇달아 보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과 홍콩 등의 언론기관 대부분은 한국의 경제실상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던 동남아 통화위기와 달리 한국의 금융위기를 다룬 기사 자체가 별로 없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정도가 꾸준히 국제면 주요기사로 한국 경제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기사내용도 한국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한국경제가 곧 무너진다는 인상을 주는 의견성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일각에서는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서구 언론의 과장과 비판일변도 기사 배경에 한국의 통화가치와 주가를 최대한 폭락시킨 뒤 나중에 다시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서방 자본의 저의」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