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부터 수능시험 출제관리를 맡아온 교육부 직속 국립교육평가원이 이번 98학년도 수능시험을 끝으로 올해말 설립 12년만에 해체된다. 99학년도 입시부터 이 기능은 정부출연 특수법인인 「교육과정평가원」이 이어받는다. 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부 산하단체이나 준공공기관 성격으로 거의 민간단체나 다름없고 직원들의 신분도 준공무원으로 바뀐다. 기구의 성격이 바뀐다고 해서 정부가 대학입시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의 업무 중 수능시험의 경우 스스로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공무원을 파견하는 등 「섭정」을 할 수밖에 없다. 국립교육평가원 설립 이전에는 84년까지 교육부 전신인 문교부의 중앙교육연수원이 「예비고사」 「학력고사」를 담당해 왔으나 대학입시의 종합적인 연구와 관리를 위해 전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85년 중앙교육평가원으로 확대 개편됐다. 중앙교육연수원은 교원연수가 주기능인 점을 고려할 때 대학입시업무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 92년에는 국립교육평가원으로 개칭, 사고력 창의력측정 중심의 현행 수능시험을 개발해 대학입시의 새 장을 열었다. 국립교육평가원의 업무는 입시출제관리에 그치지 않고 독학사시험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험을 한해에 16번이나 주관해왔다. 올해 9월 10대 원장으로 취임한 박도순(朴道淳)고려대 교수는 내년 1월 출범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의 초대 원장을 맡게 됐다. 〈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