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 일본 등 교통선진국의 도로공사현장관리는 자체적으로 설정한 공사장 관리기준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8월 영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전방에 공사진행중」(Road Construction Ahead)이라는 표지와 함께 왕복 6차로 도로 중 한개 차로가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눈앞에 공사장 모습은 들어오지 않았다. 공사 현장은 3백m 후방에 있지만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을 위해 미리 공사안내표지를 해놓았다는 것이 공사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영국 교통연구소의 폴 그레이엄은 『안전표지판이 너무 많아 오히려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법에 규정된 각종 안전시설은 반드시 설치한다』고 말했다. 과속을 하기 쉬운 공사장에는 과속차량 단속카메라가 설치되고 도로폭이 좁아 한개 차로를 차량들이 비켜가야 할 경우에는 「안내차량」이 사용되며 야간 안전을 위해서는 임시 신호등을 50m간격으로 설치해 놓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타운의 공사장 관리에 관한 규칙은 「교통제어에 관한 매뉴얼」(MUTCD)에 규정돼 있다. 왕복 2차로 도로인 「국도21」에서 벌어지는 도로재포장공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렌지색 안전조끼를 입고 붉은 수신호기를 들고 있는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차량들이 무리없이 흘러갔다. 불과 1백m 구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공사였지만 서행할 것을 알리는 전광안내판 2개를 비롯, 진입금지봉 방호책 등이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 휴스턴 교통국의 제임스 컬리슨은 『매뉴얼에 있는대로 공사장을 관리하지 않을 경우 운전자과실에 의한 사고라도 공사관할사와 주정부측에 모든 책임이 돌아가기 때문에 원칙에 따르지 않는 공사장 관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東京)의 경우는 도로가 좁고 차량이 많아 공사장 규모를 축소, 차량의 흐름을 최대한 원활히 하는 것이 공사장 관리의 목표다. 대신 야간작업이 많기 때문에 야간조명시설이나 야간공사안내표지판을 다량 확보하고 있다. 또 보행자의 보행통로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안전보행을 보장하기 위해 방호책을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통국의 린덴 버기스는 『고속도로나 주요간선도로에서 벌어지는 대형공사의 경우 원활한 교통흐름 확보를 위한 종합 관리가 필요하다』며 『텍사스주에서는 이들 공사장의 경우 카메라를 설치, 중앙관제소에서 자동교통안내를 통해 공사에 따른 정체를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영국)·텍사스(미국)·도쿄(일본)〓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