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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펴낸 김영주씨]『예술에너지는 神氣』

입력 | 1997-11-08 09:23:00


『예술은 민족혼의 표현이고 혼이 있다는 것은 생명이 깃들여 있다는 뜻입니다. 예술에 담긴 우리 민족혼, 생명력을 탐구해보려 했습니다』 소설가 박경리(朴景利)씨의 딸이자 시인 김지하(金芝河)씨의 부인인 김영주(金玲珠·51)씨가 국내미술사를 정신의 흐름을 통해 살핀 「한국미술사」(나남)를 펴냈다. 『우리나라 초기미술은 실용성에 바탕을 둔 소박하고 명랑한 아름다움을 보입니다. 삼국시대에는 애니미즘 샤머니즘을 기저로 한 응축된 힘과 기백이 넘쳐났습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미술을 중심으로 한 탐미주의,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중용을 반영한 담백한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김씨는 이같은 예술정신속에 시대별 사회상황은 물론 예술가들의 계급적 위치까지 반영됐다고 본다. 예술의 에너지를 생명운동인 신기(神氣)라고 보는 김씨의 시각은 생명의 질서를 외경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남편 김지하씨의 「생명사상」과 닮아있다. 『남편은 사상과 사회운동속에서 생명을 강조하고 있는데 저는 미술에서 생명을 살피고 있습니다. 21세기에는 신기 또는 생명의 신명이 더욱 강조되리라 믿습니다』 김씨는 70년대초 대학원졸업 때까지 고미술을 연구했으나 이후 남편의 옥바라지 등으로 험난한 세월을 보내면서 이를 중단했다. 몇년 후 이 내용에 대한 대학강의 요청을 계기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마흔이 넘어 공부를 다시 하려니 모르는 것이 많아 절망했습니다. 그렇기에 정말로 있는 힘을 다해 연구를 했지요』 이번 책은 5년전 펴낸 「신기론으로 본 한국미술사」를 거의 새로 쓰다시피 대폭 수정 보완하고 일반인에게 맞게 풀어 쓴 것이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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