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과 박순용(朴舜用)대검중수부장은 3일 오전 김현철(金賢哲)씨의 보석결정 소식을 접한 뒤 『이례적인 일이지만 보석은 재판부의 결정사항』이라면서도 불쾌해 하는 반응. 그러나 중수부 검사들은 『특히 7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계속 결백을 주장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는 죄인을 조세포탈죄의 첫적용이라는 이유로 풀어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 ○…대다수 판사들은 현철씨에 대한 보석결정이 자칫 정치권의 외압에 의한 것으로 비춰져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질 것을 우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1심 재판부가 조세포탈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해 국민의 지지를 받은지 얼마나 지났다고 법원 스스로 이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처럼 무리한 결정을 내려 법원이 구설수에 오르내릴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지적. ○…현철씨의 변호인인 여상규(余尙奎)변호사는 『1심에서 금품수수와 알선수재 등에서 무죄가 나와 항소심에서는 보석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1심에서 일부 유죄가 난 부분도 쟁점이 많기 때문에 끝까지 논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소감을 피력. ○…보석결정과 관련해 재판부 관계자는 『항소심을 맡은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여론을 들어봤다』며 『부정적인 여론은 주로 현철씨의 국정개입 등에 대한 것이지 「현철씨가 동문정치인들에게서 돈을 받았는데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기소부분에 대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설명. 그는 또 『(비자금 관련)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도 유보하고 정치인들의 돈문제에 대해 한번도 기소하지 않은 마당에 현철씨만 구속상태로 놓아두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형평성 문제를 거론. 이에 대해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재판부가 여론을 의식하고 검찰의 비자금 수사유보와 이번 사건을 관련시킨 것은 정치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 〈조원표·이호갑·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