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엔 드라마와 스포츠만 있는가」. MBC가 시청률을 의식, 급작스럽게 편성변경을 일삼는 것을 둘러싸고 안팎에서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MBC와 KBS는 26일 오후 7시50분부터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일본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축구가 끝난 뒤 KBS가 예정대로 「9뉴스」를 내보낸 반면 MBC는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를 방영했다.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 여론조사 등을 다룬 「MBC뉴스데스크」는 드라마에 이어 밤 10시부터 방영됐다. ○…MBC는 물론 자체 광고를 통해 편성 변경을 미리 시청자에게 알렸다. 그러나 언론사에는 『왜 밤 9시인데 MBC가 뉴스를 방송하지 않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변경 예고를 보지 못한 시청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밤9시면 늘 뉴스를 보는 시청 습관을 방송사가 앞장서 깨뜨린 것은 흔한 일도 아니었다. 예고된 편성 변경은 이날 또 있었다. 밤 11시30분에 방영된 「코리아특급―박찬호스페셜」. 이 프로는 원래 가을개편으로 신설된 「정미홍이 만난 사람들」 첫회로 24일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박찬호 특수」를 타고 「시청률 장사」가 될듯하자 방송시간대를 바꿨다. ○…시청자들과 MBC 내부에서는 이같은 「널뛰기 편성」이 지나치게 시청률을 의식하는 MBC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한 시청자는 『편성 변경이 예고됐지만 이를 보지 못한 시청자가 상당수 있었을 것』이라며 『드라마와 박찬호 카드에 급급한 편성은 시청자를 주인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