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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美製컴퓨터 이용 核개발…IBM 16대 비밀구입

입력 | 1997-10-27 20:13:00


러시아 국방당국이 미국 IBM사의 첨단 컴퓨터를 은밀하게 구입해 핵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양국간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7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러시아가 작년말 민간인을 내세워 16대의 최신형 IBM 컴퓨터를 구입한 후 이를 모스크바 근교 아르자마스16이라는 핵무기연구소에 설치했다고 폭로했다. 미 연방대배심은 당시 컴퓨터를 설치하기 위해 파견됐던 IBM사 직원이 법규위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전면조사에 착수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문제의 컴퓨터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실험을 모의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수준의 컴퓨터를 군사용인줄 알면서 수출했을 경우 제조사를 처벌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과 핵실험금지에 합의한 후 실제 핵실험을 할 수 없게 되자 모의 핵실험을 위해 이 컴퓨터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측은 말썽이 나자 이 컴퓨터를 민간연구소로 옮기겠다고 제의했으나 미측은 컴퓨터를 반환하거나 사용내용 점검을 허용하라는 완강한 입장이어서 양국이 날카롭게 대립중이라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