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서 해법을 찾아라」. LG가 자랑하는 프로 최고의 왼손 타선과 삼성의 왼손 마운드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창과 방패」의 관계. LG는 서용빈이 삼성전에서 타율 0.426에 1홈런 13타점의 고감도 방망이를 자랑한 것을 비롯, 심재학 이병규 동봉철의 왼손 4인방이 0.311에 팀공격의 60%에 이르는 5홈런 42타점을 합작했다. 거포 심재학은 타율은 0.246에 그쳤지만 3홈런 13타점, 동봉철은 0.325에 1홈런 6타점, 이병규는 0.267에 10타점을 올렸다. 이에 맞선 삼성은 성준 김태한의 왼손 듀엣이 팀 승수의 절반인 5승을 거둬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팀내 최고참 투수 성준(35)은 1백20㎞대의 변화구와 절묘한 코너워크로 LG의 젊은 타자들을 농락하며 4승1패 방어율 2.03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마무리 김태한도 LG전 1승1패에 4세이브를 책임지며 0점대 방어율(0.84)을 뽐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양팀의 플레이오프는 이들 왼손이 아닌 오른손 투수와 타자의 대결 구도로 압축돼 눈길을 끈다. 삼성 조창수감독대행은 성준을 1차전 선발과 2차전 마무리로 기용한 것이 2연속 역전패를 자초한 결과가 됐다. 2차전 선발 김태한도 믿음을 주지 못했기는 마찬가지. LG 천보성감독도 2차전에서 마무리 이상훈이 8회 신동주에게 재역전 3점홈런을 맞는 바람에 아찔했다. 반면 오른손 선수들은 1차전에서 LG 차명석이 승리투수, 유지현이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리면서 대활약을 예고했다. 2차전에선 삼성 박동희가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기는 했지만 예전의 구위를 다시 선보였다. 특히 LG는 이날 왼손타자가운데는 서용빈이 성준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을 뿐 삼성 선발 김태한을 초반 집중공략한 것은 김동수를 비롯한 오른손 타자들이었다. 8회까지 친 6개의 안타도 모두 오른손타자들이 기록한 것. 삼성도 3차전에서 오른손 투수 김상엽이 선발 역투를 펼치고 최익성 신동주 김한수의 오른손 타자들이 맹활약을 펼쳐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