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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비자금說]與,『양자대결 구도』 死活건 승부수

입력 | 1997-10-07 19:56:00


신한국당이 7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함에 따라 여야간의 치열한 비자금공방과 잇단 폭로전으로 대선정국은 극도의 난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그동안 폭로시기를 저울질하던 신한국당이 이날 「비장의 무기」였던 김총재의 거액 비자금 의혹을 공개함에 따라 한동안 자제 기미를 보였던 국민회의도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의 각종 의혹 공개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국당이 예상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김총재에 대해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선 것은 연말 대선을 「이총재 대 김총재」의 양자 대결구도로 몰고가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득표전략 차원에서 정치입문 1년9개월의 이총재와 40년 세월을 정치권에 몸담아온 김총재와의 차별화를 통해 「정치적 세대교체론」을 확산시켜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2위와 최소 10%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총재의 대세론이 확산되고 세가 굳어질 경우 막판 추월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더늦기 전에 발목을 잡아두자는 고려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국당은 작년 「4.11」 총선을 앞두고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김총재의 「20억원+α」 수수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체 평가한 바 있다. 이번에 신한국당이 폭로한 김총재의 비자금 의혹은 주로 92년 대선과 관련된 것이어서 여야의 이전투구(泥田鬪狗) 과정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도 또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신한국당은 이같은 측면도 염두에 두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총재가 내건 「정치적 세대교체」는 어차피 「3김(金)청산」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김대통령이 안게 될 부담을 무릅쓰고 폭로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측은 92년 대선자금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재개되더라도 이총재는 그 문제에 대한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단 폭로하고 보자는 식으로 판단한 것 같다. 국민회의로서도 즉각 김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 문제를 들고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신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을 뿐 아니라 김대통령과 어떻게 해서든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회의측의 과녁은 이총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민회의측은 「외곽 때리기」와 「김대통령과 이총재 갈라놓기」라는 전략차원에서 김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92년 대선 당시 막대한 대선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엄삼탁(嚴三鐸)전안기부기조실장이 국민회의에 곧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신한국당의 폭로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는지도 모른다. 신한국당의 이총재측도 이같은 측면을 우려하는 것 같다. 특히 92년 대선 때 김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으나 「이회창체제」에 쉽게 동화하지 못하고 있는 신한국당내 민주계 비주류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아무튼 신한국당의 비자금 폭로로 그럭저럭 진행되던 대선정국은 말 그대로 「난전(亂戰)」의 양상을 띠게 됐다. 우선 현재 진행중인 국회 국정감사나 정치개혁특위 협상부터 파행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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