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 광주(光州)두암초등교(교장 유성진)교정에는 가야금 거문고 등 신명나는 우리 가락이 울려퍼진다. 이 학교 4,5,6학년생들 중 국악관현악단원들이 수업을 끝내고 모여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 향피리 해금 등 전통 국악기로 합주연습을 하기 때문. 방과후 교육활동으로 11개 국악반을 따로따로 운영해오던 이 학교는 지난해 50여명으로 구성된 국악관현악단을 어렵사리 만들었다. 피아노 바이올린 등 서양악기에 익숙해져 있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관심을 돌리기에 힘은 들었지만 학교측은 국악실을 새로 마련하고 시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을 초청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제11회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광주 학생종합예술제에서 각종 상을 휩쓰는 등 두각을 나타내자 이제는 학부모들이 더 열성적이다. 아예 자녀들에게 가야금 등 국악기를 사주는가 하면 공연이 있는 날이면 만사를 제쳐놓고 공연장을 찾는 등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단원들의 연주수준이 전문 국악관현악단에는 당연히 못미치지만 중급정도의 곡은 충분히 소화, 학내외 행사에 초청될 정도로 인기도 높다. 단원들은 지난달 20일 비엔날레행사장인 광주문예회관 야외무대에서 그동안 배운 솜씨를 유감없이 뽐냈다. 「아리랑 모음곡」 「태평소와 사물을 위한 관현악곡」 등 구성진 가락을 선보여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학교 6년 김민지양(12)은 『처음 향피리를 불 때 악보나 음률이 관악기와는 딴판이어서 배우기가 무척 힘들었다』며 『이제는 전통악기의 참의미를 느낄 수 있어 합주가 있는 금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