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등 은행권과 재계는 25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대책에 대해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직접적인 지원방안이 빠진 기아그룹은 물론 증권계에선 실망하는 분위기. 이번 정부조치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게된 제일은행은 특융지원으로 「발등의 불」인 신용도 하락은 막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 그러나 특융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연 8.5%여서 『수지개선 효과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큰둥한 표정. 제일은행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명분론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저리의 특융을 실시해줄 것을 기대했었다』고 아쉬워하면서 『문제됐던 예금가입자의 이탈과 해외 차입기관의 기피 등은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기대. 「특융이 필요할 경우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었던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가 「중앙은행이 제일은행 경영정상화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인식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 그러나 증권계는 『특융금리가 높아 수지개선 기대가 사라졌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 이날 금융주들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가 뒤늦게나마 사태해결에 적극 개입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논평에서 『은행과 종금사의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은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기업 자금난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기아그룹은 정부대책중 기아 및 협력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방안이 사실상 전무(全無)한데 대해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 한 임원은 『정부 대책안중 「종금사에 대한 국고여유자금 배분을 기아 및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실적에 비례해 실시하겠다」는 방안은 사실상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강운·박내정·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