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기가비트의 정보와 필름 16통의 사진촬영」. 화성 탐사차량 소저너가 불과 52m를 전진하며 실험하고 관측해낸 정보량이다. 1.2기가비트는 소설로 치면 7백50권에 해당하는 분량. 7㎝를 움직일 때마다 소설 한권을 쓴 것과 같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11일 『소저너가 지난 7월4일(한국시간 5일 새벽) 화성에 착륙한 이후 현재까지 정상가동되고 있다』며 『소저너가 보내오는 실험관측 정보는 화성에 오래전 물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서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소저너는 그동안 △화성의 기후 △혼탁한 대기 △다양한 암석을 분석해 지구로 타전해왔다. 활동을 멈춘 것은 착륙 9일째와 16일째 31일째 등 모두 6일간이었다. 나머지 기간에는 동력충전이 안되는 야간을 제외한 주간에 모두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소저너는 우선 화성 표면의 기온이 불과 1분사이 섭씨 2도가까이 급락하는 등 고무줄같은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을 관측했다. 화성 표면 토양에 의외로 많은 규소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 알려진 것보다 큰 지각변동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와 지표의 상호작용도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고 강한 폭풍과 수증기 같은 휘발성 물질에 의해 지표의 모양이 변형되었다는 증거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그러나 가장 기대를 모았던 생명체의 존재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다. 소저너와 함께 활동한 모선(母船) 칼세이건 기념기지도 화성의 파노라마 사진을 포함해 모두 9천2백85장의 사진을 촬영, 전송했다. 칼세이건기지와 소저너가 찍은 사진을 모두 합하면 24장짜리 필름으로 4백2통에 해당한다. 몸무게가 10.5㎏에 불과한 소저너가 당초 수명인 일주일을 훨씬 넘기면서 NASA는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다는 향후의 경제적인 우주탐사 계획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제트추진연구소 로봇차량제작팀 고문인 브라이언 윌콕스박사는 『소저너는 불과 20㎝ 앞의 장애물에 대처하고 10m 앞만 내다볼 수 있게 설계됐다』며 『소저너의 성공적인 탐사활동을 토대로 향후 10∼20년이내에 1천㎞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탐사차량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