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통일까지」. 중학생 13명이 통일염원을 안고 강원 화진포에서 인천 강화까지의 휴전선 4백20㎞를 17박 18일 동안 걸어서 종단했다. 「인내심 없는 나약한 10대」에 대한 염려가 팽배한 요즘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강인한 10대」로 잘 자라고 있음을 보여준 쾌거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온곡중학교 金東世(김동세·3년)군과 도봉구 창동 창일중학교 朴世根(박세근·2년)군 등 두 학교 13명으로 구성된 「통일염원 국토순례단(단장 尹炳鏞·윤병용 창일중 생물교사)」이 화제의 주인공들. 이들은 지난달 21일 강원 고성군 화진포를 출발, 진부령계곡∼양구군 파로호∼화천군 평화의 댐∼철도종단점인 경기 연천군 신탄리∼파주시 문산읍 임진각∼고양시 행주대교∼김포∼강화대교를 거쳐 지난 5일 강화도 정포포구에 도착했다. 군사도로 중심의 험난한 산악도로를 매일 21∼31㎞씩 걸었다. 이들 순례단은 특별히 선발된 체력 좋은 학생들이 아니라 자원한 보통학생들로 전 구간에 일절 차량지원이 없었다. 텐트를 포함한 장비와 짐은 각자 배낭에 지고 걸었으며 잠은 학교운동장이나 마을회관공터 계곡 등에서 야영으로 해결했다. 이들은 시골 어른들로부터 예절을 배우고 산간마을의 따뜻한 인정도 느꼈다. 강원 철원군 김화읍 남대천과 연천군 한탄강 등에서는 하천 청소도 했다. 무엇보다 국토분단의 현실을 체험하고 아름다운 강산을 손발로 어루만지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었다. 윤교사가 이끄는 국토순례단은 그가 온곡중학교에 재직하던 지난 95년 강원 낙산사에서 서울까지, 96년에는 남해 상주에서 임진각까지 「통일염원 나라땅 걷기」 행사를 가졌다. 창일중학교로 옮와온 윤교사는 올해 두 학교 연합팀을 만들어 세번째로 통일염원 국토순례에 나섰다. 1차 순례부터 참가한 김동세군은 『힘들 때도 있었지만 걸을수록 통일염원이 더욱 절실해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학생 명단 △창일중〓박세근 유선종 최재원 박진수 김용규 이대희 최경재 이병혁 이제한 △온곡중〓김동세 강대건 김승관 최지호 02―991―9856 〈권이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