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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씨 옥중메모 내용]차기정권 줄대 한보회생 기도

입력 | 1997-08-04 20:34:00

문제의 메모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옥중메모」는 △정치권 로비 △한보처리 방식에 대한 지시 △법정 전략 등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정총회장은 이같은 입체작전을 통해 사실상 와해된 한보그룹을 어떻게든 회생시켜 보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총회장은 옥중에 있으면서도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깊은 관심을 표시한 뒤 『가지고 있는 것을 좀 사용하라』고 지시, 실제로 로비를 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총회장은 메모에서 신한국당의 경선구도를 3파전으로 분석, 李壽成(이수성)씨와 정치발전협의회소속 徐淸源(서청원)의원의 이름을 선으로 연결하고 「1억」이란 표시를 해놓았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룹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나름대로 판단한 정총회장이 차기정권에서 회사를 살려야겠다는 장기적인 포석아래 여당의 경선후보에게 사전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보처리 방식과 관련, 정총회장은 현재 법정관리상태인 한보철강을 제삼자에게 절대로 넘겨줘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총회장은 메모에서 한보철강을 남에게 넘겨주지 않기위해 은행들에 이미 높은 가격의 공매조건을 제시했음을 측근들에게 알린 뒤 은행과 정치권이 제삼자 인수를 강행할 경우 『(정치권이)공장을 넘겨주고 정치자금을 받아 대선을 치른다고 의혹을 제기한다』는 구체적인 전술까지 지시하고 있다. 정총회장은 이어 『최후진술에서 말한다. 중대발표』라고 써놓아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92년 대선자금까지 폭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보철강을 제삼자에게 인수시키려는 현 정권에 대한 일종의 협박으로 볼 수도 있다. 정총회장은 또 『현재 6개월째 끌고 있는 형사재판은 늦어도 오는 11월말까지는 끝내고 12월에 사면을 받되 제삼자 인수가 진행중인 한보철강관련 민사재판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끌어가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대선이 끝나기 이전에 형사재판이 끝나야 사면을 받을 수 있고 따라서 자신이 한보를 회생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