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도 눈이 있다」. 서울 그레이스백화점측이 3층 매장 여성화장실에 비밀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본보에 특종 보도된 이후 초소형 특수렌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레이스백화점에 설치됐던 비밀카메라 렌즈는 직경이 3㎜가량인 초소형이나 이는 현대 광학기술로 볼 때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최첨단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바늘크기 구멍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다 해서 핀홀(Pin Hole)카메라로 불리는 극소형카메라는 현재 서울 세운상가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렌즈직경이 1㎜로 액자나 거울 등으로 위장할 경우 설치 사실을 거의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것도 있고 원하는 장소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2∼3㎞ 떨어진 곳에서 모니터를 통해 대상자를 감시할 수 있는 무선카메라 등 종류가 다양하다. 심지어 안경테안에 숨길 수 있는 카메라도 8백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해 첩보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 감시장치를 일반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가질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초소형카메라는 간단한 설명을 들으면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어 「비열한 사생활 침해행위」에 사용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 이들 카메라는 10여개의 일본 렌즈제조회사로부터 국내 대리점을 통해 수입되고 있으며 1년에 수천개 가량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