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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산비탈에서 사랑을」

입력 | 1997-06-24 08:10:00


후배와 함께 떠난 한반도의 등뼈 백두대간 따라 걷기. 나무와 바위들의 풍경 속에 2인칭 화법이 끼여들면서 이야기는 도시의 공간을 넘나든다. 『소쇄(瀟灑)한 기운이 체취로 엉겨붙어 있는 너의 자태에는 분명히 감출 수 없는 어떤 흠이 있었다』 예감처럼 느껴졌던 「흠」은 「너」가 안고 있던 파경의 상처. 어렵게 사랑이 찾아왔으되 그것은 오래도록 「숨소리 정도만 서로 입김으로 알았을」 잔잔한 사랑이며, 소설의 시작을 연 산행은 「너를 찾으러 가는 고달픈 산행」임이 밝혀진다. 『어떤 상처의 흔적도 드러내지 말기를, 그래서 네가 완전한 여성으로서 당당해지기를 나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표제작 외 「샛길에서 나 홀로」 등 4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다(김원우지음·강·6,000원).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