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32). 시집 「슬픈 바퀴벌레 일가」와 장편 「오감도」 「인도에 딸을 묻다」 등을 발표한 시인 겸 소설가. 그는 요즘 인터넷을 통한 글쓰기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주변에서는 그를 「사이버 작가」라 부른다. 국내 최초로 개설된 「작가 홈페이지」의 주인공. 올해초 문을 연 「넘실대는 이진우 서재」 홈페이지에는 그의 작품이 장르별로 차곡차곡 접혀 있다. 시집 2권은 족히 채움직한 분량의 신작 시와 8편의 장편소설 우화 에세이 기행문…. 그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독자들의 공감과 질책에 접하면서 새삼스레 글쓰는 자세를 가다듬게 됐다』며 『무엇보다 창작의 순간이 고독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쓰여진 소설 「메멘토모리」는 이달 중 출간될 예정이고 「따뜻한 바다」를 주제로 한 시 45편도 차차 시집의 모양새를 갖춰가는 중. 정작 그의 관심은 차세대 문학전달 매체로서 인터넷이 갖고 있는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쏠려 있다. 『독자가 사이버 공간에서 작품을 읽고 소화해 내기가 너무 불편해요. 활자의 선택 폭이 좁은데다 일일이 프린트아웃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시각 효과를 살리기 위해 페이지마다 디자인에 고심하는데 세련된 편집과는 아직 거리가 멉니다』 멀티미디어 소설은 작가가 글을 써나가는 동안 수시로 독자들의 건의를 받아 그때 그때 줄거리가 바뀌고 삽화 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 실험을 통해 완성될 것이라는 설명. 그는 『나중에 책으로 출간되겠지만 일차적으로 정보 사진 동화상 음악을 망라해 인터넷에 맞는 소설로 꾸며볼 작정』이라고 밝혔다. 청년작가의 신작을 「공짜로」 보고 싶은 네티즌은 www.chollian.net/∼windia를 메모해 두면 좋을 듯. 본인은 『책을 사보지 않아도 좋으니 돈 대신 전자메일이나 넉넉히 챙겼으면 한다』고 말한다. 〈박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