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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302」「학생부군신위」의 박철수 감독이 새 영화 「산부인과」를 방금 「출산」했다. 「301,302」가 먹고 배설하는 문제를 다뤘고 「학생부군신위」가 죽음을 둘러싼 「축제」를 그렸다면 「산부인과」는 탄생을 둘러싼 삽화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인간의 일상성을 주제로 한 3부작의 완결편인 셈이다. 산부인과. 여자들은 미혼녀나 유부녀나 공히 들어가기 쑥스러운 병원이고 남자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다. 영화 「산부인과」의 표면상 주인공은 두 여의사 황신혜와 방은진이지만 실제 주연들은 갖가지 사연으로 병원을 찾는 보통 여성들이다. 아이를 낳는 고통에 못이겨 『내가 다시는 네 놈과 그짓을 하나봐라』하며 남편의 머리를 쥐어뜯는 여자. 『임신과 출산은 여성이 하늘로부터 받은 가장 성스러운 축복』이라며 전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하겠다고 고집하는 「출산교」 신봉자. 실컷 즐긴 덕에 돈과 함께 덤으로 아이까지 얻은 술집 처녀. 딸 같은 나이의 남편의 정부를 데리고 와서 수술해달라고 조르는 중년 여자. 인공 수정을 하기 위해 병원 안에서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남자. 종손이 태어났다고 병원 간호사들에게 감사 촌지를 뿌리는 시골 할아버지들. 영화의 에피소드들은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생산하지 못한다. 그러나 박감독은 중견답게 산뜻한 「필체」로 각각의 사연들을 빠르게 담아내 1시간 반이 지루하지 않다. 더구나 중간중간에 삽입된 출산장면―엄마의 뱃속으로부터 아기가 탯줄을 달고 나오는 광경이나 노란 「비계」가 보이는 제왕절개수술, 심지어 여자의 몸속에 작은 카메라를 넣어 안에서 비춘 의사의 모습, 초음파기기 등 실제 산부인과의 치료장면들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번 작품을 「가십 시네마」 또는 「시네마 에세이」라고 이름붙인 박감독은 『젊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섹스와 출산은 너무나 자연스런 일인데 지나치게 신성시하거나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드러냄으로써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개봉. 〈신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