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본느프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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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윤(58)과 알랭 본느프와(60). 각기 독특한 그림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과 프랑스의 중진작가다. 이들이 서울에서 공동작업을 한다.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강남 인데코화랑(02―511―0032)에서 열리는 2인전. 지금까지 그들이 즐겨 그려온 누드를 중심으로 한 작업이다.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 두사람의 공통점. 오화백은 검정 하양 파랑 빨강 노랑 등 오방색, 본느프와는 동양적인 선묘가 특히 눈에 띈다. 이번에 전시되는 오화백의 작품은 「선녀도」 「선」 「승무」 등 한국적인 누드와 최근들어 그리고 있는 「풍수」시리즈. 그의 그림엔 대개 고전적인 구조의 나체여인이 화폭의 중심을 차지한다. 배경은 하늘 구름 산 들판 나무 새 노루 등. 이들은 전설의 한 이야기나 단순한 몽상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샤머니즘과 도교사상이 스며들어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신비스럽고 어쩌면 즐겁기까지 하는게 그의 작품이다. 평론가들은 『오화백이 즐겨쓰는 오방색은 한의 색채가 아닌 신명의 색채』라고 표현한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왠지 즐겁고 자신과 용기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오화백은 지금까지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 자연풍경, 인물 등을 중심으로 여러 시리즈를 완성했다. 본느프와의 작품은 「로라」 「무념무상」 「마농」 「승리」 등. 이들 작품속 여인들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도발적이면서도 조심스럽고 관능적이면서도 정숙하다. 조각가 볼티의 제자였던 본느프와는 동양의 수묵화와 서예를 공부했다. 작업전 그는 모델앞에서 묵상을 한다. 이어 모델을 강렬하게 바라본다. 그 다음 그는 다람쥐털 붓을 벼루에 적시고 순식간에 몇개의 선으로 꾸밈없이 덧없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평론가들은 『그가 여성을 그리는 것은 삶의 신비 만큼이나 여성의 신비를 찬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화백은 지난해 봄 모나코국제회화전의 라소시에테상을 받기 위해 파리에 머무르는 기간 본느프와를 만났다. 본느프와는 프랑스미술전문지에 소개된 오화백의 작품세계를 보고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때 맺은 인연은 두 사람을 친구로 만들었다. 오화백은 본느프와의 작품에 대해 『서양에서 동양으로 훌륭하게 예술적 표현을 섭렵하는 대가』라며 『그의 작품은 사람을 빨려들게 한다』고 말했다. 본느프와는 『오화백의 그림은 음악가가 작곡을 하는 것처럼 조형적이며 시적』이라고 칭찬한다.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