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체스에서 인간을 이겼다. 고도의 지능게임에서 사람을 이겼다면 그 다음은? 지난 11일 미국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꺾으면서 온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 매스컴마다 특집기사가 쏟아지고 과학계와 산업계에선 「인간을 능가한 컴퓨터」의 등장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여러 가능성을 점치며 논란이 분분하다. 과연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인가. 컴퓨터는 그동안 사람이 시키는 계산을 빨리 처리하고 많은 양의 자료를 잘 정리 정돈해주는 기계로만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 기본적으로는 단순한 계산을 반복적으로 처리할 뿐이다. 0과 1의 두가지 숫자만을 구분할 수 있으며 덧셈과 뺄셈만을 할 수 있다. 곱셈이나 나눗셈도 대부분의 컴퓨터가 덧셈과 뺄셈 방식으로 계산한다. 4×3은 4를 세번 더하고 12÷4는 12에서 4를 계속 빼나가면 몇번 뺄 수 있는지를 계산해서 답을 알아낸다. 그렇다면 딥 블루는 세계 체스 챔피언을 어떻게 이길 수 있었을까. 한마디로 막강한 계산능력과 인공지능기술의 덕이다. 딥 블루는 1초에 2억개의 논리 함수를 처리하고 5백억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해내는 능력을 가졌다. 딥 블루는 바로 계산능력이 상승하면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일을 컴퓨터가 저지를 수 있음을 온 세상에 보여준 실례다. 50년을 갓 넘어선 컴퓨터 역사동안 컴퓨터의 능력은 해마다 평균 2배이상 늘었다. 인간보다 빠른 단순 계산 능력을 갖고 있던 컴퓨터는 70년대들어 많은 양의 자료를 저장해놓고 빨리 찾아주는 일까지 할 수 있게 됐다. 80년대 중반 이후 「사람을 닮은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신경망 △퍼지 △케이오스 △유전자 알고리즘 등의 연구는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한 컴퓨터를 만들려는 노력의 흔적들이다. 사람의 뇌는 1백40억개 정도의 뇌세포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네트워크다. PC부터 슈퍼컴퓨터급까지 1백40억개의 각종 장치가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묶여진 슈퍼 컴퓨터망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자기 학습능력이 있고 눈물을 흘리고 유머를 하며 웃을 줄 아는 컴퓨터가 나올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정신을 갖는 컴퓨터의 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드웨어든 소프트 웨어든 컴퓨터는 사람이 시키지 않은 일을 할 수 없는 기계이며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다. 딥 블루만 하더라도 세계 체스 챔피언급 고수가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고 최고수의 대국자료를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카스파로프의 체력과 정신력에 대한 대응능력을 한껏 높였다. 따라서 이번 게임은 엄밀히 말하면 인간과 컴퓨터의 시합이 아니라 카스파로프와 이 프로그램 창안자 그룹간의 게임이었다고 하는 편이 옳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기술혁신이 가속화할 경우 사람과 비슷한 두뇌능력이 있는 컴퓨터가 출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오는 2011년까지는 각 가정에 말하는 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컴퓨터가 사람을 알아보고 대화하는 것이 가능풉腑痼繭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