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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에이즈환자,감염사실 알고도 수차례 헌혈-性접촉

입력 | 1997-05-20 17:38:00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 보균자로 밝혀진 20대남자가 헌혈과 동성연애를 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0일 술취한 사람만을 골라 금품을 터는 속칭 `아리랑치기배' 金모씨(24·서울 노원구 월계동)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金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92년 5월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재일교포 金모씨(당시 40세 가량)와 동성연애를 한 뒤 2개월 뒤인 같은해 7월 헌혈을 통해 자신이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고 이후 5년동안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일대 속칭 `게이바'를 비롯한 유흥가에서 만난 남자 11명과 동성연애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金씨와 6개월 이상 성관계를 지속한 일부의 신원을 확보, 보건당국에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金씨가 여성들과의 성접촉은 완강히 부인했으나 조사결과 지난 3월21일 종로구 낙원동 모여관에서 10대 여자와 같이 투숙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성접촉도 많았을 것으로 보고 추궁중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金씨는 지난 93년 5월까지 1년 동안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모두 4차례에 걸쳐 헌헐을 해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라는 것. 이와 관련, 金씨의 부친(54)은 95년 이후 아들이 헌혈한 횟수가 30회 가량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보건당국은 93년 5월 이후 헌헐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金씨의 부친은 "아들이 에이즈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고 허탈감과 충격에 휩싸였으며 또 국가가 특별한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것에 평소 불만이 많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회보복 차원에서 성접촉과 헌혈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그러나 金씨는 "사회보복 차원에서 헌혈과 성접촉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사결과 金씨는 관할 노원구보건소에 `특이질환자'로 등록돼 관리돼왔으며 한달에 한차례씩 보건소 직원과 면담을 하고 6개월에 한번씩은 국립보건연구원에 의뢰,면역기능 검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金씨의 보건소 면담기록에는 "헌혈과 동성연애를 하지 말도록 할 것. 건전한 직업을 갖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동성연애 없음"이라는 말도 적혀 있어 보건당국의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은 金씨의 `아리랑치기'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金씨가 성접촉한 인물들을 역추적하고 있다. 金씨는 수배중인 延모씨(26)와 함께 지난 3월21일 오후 11시께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을 통과하는 전동차 안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李모씨(26)의 금품을 빼앗는 등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의 범행을 일삼은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오다 20일 새벽 서울 중랑구 면목3동 사가정역 주위를 배회하다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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