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여중에 다니는 황모양(15)은 등교시간이 좋다. 짜증나는 교통체증. 버스안의 황양은 몇시간이라도 괜찮다. 오히려 「좀더 밀렸으면…」하는 생각도 해본다. 서울 모여대에 다니는 윤모양(20)은 행복하다. 남자친구와 더이상 다투지 않아도 되니까. 매일 약속시간에 늦어 옥신각신. 이젠 늦어도 걱정없다. 지루한 기다림은 없다. 최근 1318 사이엔 초소형 게임기가 인기다. 열쇠고리로도 사용가능한 「꼬맹이」게임기. 크기도 작고 값도 그리 비싸지 않다. 1만원 정도다. 구하기도 쉽다. 길거리 리어카에도, 문방구에도, 패밀리 레스토랑에도 있다. 운송비 5천원을 지불하면 전화나 PC를 통해 구입할 수도 있다. 성냥갑 크기의 게임기는 엄청난 「게임월드」다. 최고 1백가지가 넘는 게임이 내장돼 있는 것도 있다. 물론 자그마한 덩치에 3차원 입체영상과 효과음까지 기대할 수 없다. 소형 게임기 열풍. 이미 일본에서 시작됐다. 약 3년전부터 게임기를 열쇠에 끼워 열쇠고리로 사용하는 청소년의 숫자가 하나둘씩 늘었다. 이젠 일본 청소년 2명중 1명꼴로 퍼져 있다. 최근 다마고치 위세에 체면이 깎이고 있지만 심심풀이로는 여전히 최고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기는 홍콩 대만 등지에서의 수입품. 국산도 소수 찾아볼 수 있다. 게임기가 나온 지 1주일이면 모방 게임기들이 청계천 등지에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창조성이 아쉽다. 미래유통정보연구소 김찬경소장(44)은 말한다. 『초소형 게임기 열풍은 성능보다는 편리함과 단순함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성향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유행했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이는 처사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시간죽이기 머신」 초소형 게임기. 사용시 단 하나의 주의사항이 있다. 절대 걸어가면서 하지 말 것.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 〈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