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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리뷰]슈퍼탤런트대회,품위잃고 자만에 빠진 집안잔치

입력 | 1997-05-13 08:04:00


KBS가 10일 오후 두시간 넘게 「슈퍼탤런트 선발대회」를 생중계한 것은 「내보내면 본다」는 방송사의 자신감 때문이다. 올해로 세번째인 이 대회는 KBS의 신인 탤런트를 뽑는데 불과한 행사다. 스타도 나오지 않고 본선에 오른 40여명의 스타 지망생들이 장기자랑 등을 늘어놓을 뿐이다. 이를 생방송한다는 것은 KBS 행사를 「범국민적 이벤트」로 여기는 자만이 아닐까. KBS측은 탤런트 공채 과정을 공개, 잡음의 불씨를 사전에 없앤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 탤런트가 되는 과정이나 재능 등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한편 쇼 프로그램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생중계 의도는 신인선발대회를 이벤트화해서 「자가 발전」도 꾀하고 채널의 영향력도 과시하자는데서 비롯된다. 이같은 이벤트는 협찬을 구하기 쉬워 행사 치르기에 돈도 들지 않는다. 이번 대회 비용은 2억여원으로 대부분 협찬사에 의존했다. 게다가 협찬사인 대한생명과 동양화장품의 대표가 나와 특별상을 시상하는 것은 방송위원회가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경계해온 간접광고 등 금지조항에 저촉될 수도 있다. 또 슈퍼탤런트 선발대회는 재능을 가름하기 어려워 선발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내부 지적도 있다. 전대회 대상 수상자 박상아 박선영은 1,2년씩 KBS의 조명을 받았지만 톱스타의 반열에는 끼지 못한다. 공중파 방송은 공공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매체다. 더욱이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는 수년 전부터 세계적 공영방송 NHK, BBC와 어깨를 겨루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영국 BBC가 신인탤런트 뽑기를 전국 네트워크로 방송하지는 않는다. 전석호교수(중앙대 신문방송학)는 『공영방송 KBS로서는 품위를 고려하지 않은 프로였다』고 꼬집었다. 〈허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