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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자연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우리 책임

입력 | 1997-05-02 20:07:00


▼중앙아시아에 있는 고비사막은 과거 울창한 산림지대였다고 한다. 이곳에 사는 흉노족(匈奴族)들이 끈질기게 중국 본토를 침략해오자 견디지 못한 중국은 한(漢)나라 초기 2백여년에 걸쳐 이 지역 산림을 계속 불태웠다. 숲이 없어지면 식물이 보유하던 수분량이 크게 줄고 강우량도 감소한다. 비가 내리더라도 하천이 쉽게 범람해 옥토가 씻겨 내려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산불로 인한 사막화를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례다 ▼최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엊그제 설악산의 얼굴 권금성에서 일어난 산불은 초기에 진화돼 큰 피해는 없었다지만 자연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설악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이며 정부가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 등록을 신청한 적이 있을만큼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학술적 가치는 접어두더라도 설악산은 도시인들이 자연 그대로를 접할 수 있는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장소 가운데 하나다. 주변 곳곳이 오염되고 있는 데도 설악산에 가면 아직까지 맑은 공기와 순수한 물을 접할 수 있다. 대다수 등산객들이 설악산에 대해 느끼는 애정 또한 각별하다. 만약 이번 산불이 설악산 다른 곳으로까지 크게 번졌더라면 하는 생각은 머리에 떠올리기조차 끔찍하다 ▼일단 산불이 나면 수백년된 나무는 물론 숲에서 서식하는 각종 동물과 곤충, 심지어 땅속 미생물까지 희생된다. 기본적인 생태계 회복에만 10∼15년, 인공적으로 나무를 심더라도 숲의 기능을 되찾는데만 50년이 걸린다. 우리나라에서 산불은 거의 예외없이 사람의 실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결국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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