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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막혀 연쇄부도 공포…자금시장 경색

입력 | 1997-03-19 19:54:00


[이영이기자] 『대기업들이 납품대금으로 발행하는 어음의 결제기간이 작년 90일에서 요즘 1백10일까지 늦어져 우리같은 중소기업들은 최악의 자금난을 맞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비절감을 내세워 대기업들이 납품물량도 작년의 절반으로 줄이고 있어 죽을 지경입니다』(중소기업 P사장) 최근들어 대기업들마저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중소 협력업체들은 더욱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삼미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들은 삼미 거래업체들은 연쇄부도사태가 우려되는 상황. 삼미특수강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건축경기침체에 한보사태까지 겹쳐 자금사정이 나빠질대로 나빠진데다 삼미의 법정관리신청으로 제품출고마저 정지돼 50여개 대리점과 수백여개의 철강제품 가공공장들이 곧 부도가 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기업 K사장은 『한보사태이후 은행들이 대기업 상장사 어음이 아니면 할인을 해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이번 삼미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대기업 어음도 할인받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며 심각한 자금난을 호소했다. 또 사채시장에서도 어음할인율이 1백일기준 10∼20%선까지 올랐으며 일부 자금사정이 안좋다고 소문난 대기업들은 부르는게 값이라는 것. 한 대기업 자금담당 간부는 『최근 대기업들도 순익이 줄고 환차손 등으로 자금사정이 급격히 나빠져 납품대금 결제가 점차 늦어지고 있다』며 『도산위기에 처해 도움을 청하는 협력업체가 크게 늘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이들을 지원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중소기업 납품대금 결제실태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경우 납품대금으로 받는 어음의 평균만기일이 한보부도 전에는 95.3일이었으나 최근 1백8.1일로 12.8일이나 늘어났다. 또 섬유 등 일부업종에서는 23.1일이 늘어난 1백20.6일까지 늦어지는 등 자금회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도 운전자금(어음할인 포함)의 경우 연11.54%에서 12.17%로 0.63%포인트 높아졌으며 시설자금은 연8.71%에서 8.94%로 0.23%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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