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철씨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崔炳國·최병국 검사장)는 10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수억원씩을 받고 은행대출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한국당 鄭在哲(정재철) 洪仁吉(홍인길)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 의원의 혐의사실을 상당부분 확인한 상태여서 이들에 대해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의원과 홍의원은 지난 94년경 정총회장으로부터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주도록 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에 압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2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결과 정의원이 정총회장에게 홍의원을 소개해주었으며 정총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건네받아 홍의원에게 이를 건네주고 일부는 자신이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총회장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2시까지 출두해줄 것을 통보했으나 권의원은 『11일 자민련과의 합동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오후2시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권의원의 혐의사실과 관련해 한 검찰 관계자는 『홍의원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모종의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난 상태여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날 소환됐거나 소환키로 한 3명의 의원은 지금까지 수사결과 범죄혐의가 뚜렷하게 드러난 경우』라며 『이들을 형사처벌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날 소환된 정, 홍의원 외에도 여권핵심인사 1,2명이 대출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해 곧 정치인들에 대한 2차 소환조사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한보그룹 鄭譜根(정보근)회장도 소환해 정총회장의 대출로비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崔英勳·金正勳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