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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PC통신에선]발렌타인데이

입력 | 1997-02-09 20:13:00


▼ 상흔 판치는 「외제기념일」…사랑타령 꼴불견 ▼ 2월14일 밸런타인데이. 눈꼴사나운 사랑 풍속도가 또 한차례 펼쳐질 모양이다. 여성이 평소 마음에 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한다는 날. 이 날만 되면 왜 멀쩡한 아가씨들이 난리를 치는지. 초콜릿 가게만 살판난다. 상업자본이 추구하는 철저한 장삿속으로 조작된 날이 아닌가. 초콜릿의 달콤함을 사랑의 감미로움과 연관시키는 고도의 광고전략. 평소엔 만만한게 초콜릿이지만 이날만큼은 눈이 뒤집힐 정도다. 요란스런 포장에다 값은 몇만원대를 호가한다. 장삿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월14일은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화이트데이란다. 이도저도 아닌 인간들끼리 눈물 흘리며 자장면이나 먹는다는 4월의 블랙데이. 게다가 콩데이 링데이 포키데이 키스데이 섹스데이…. 달마다 14일이면 황당한 「데이 시리즈」가 줄줄이 이어진다. 우리에겐 고유의 명절 단오가 있지 않은가. 이날만은 집안에 박혀있던 여성들도 치마폭 가득 바람을 채웠다. 남정네들의 눈길을 끌어도 흉이 되지 않았다. 춘향이도 그네를 타며 이도령을 유혹하지 않았던가. 숱한 고유명절 놔두고 수입기념일에 상혼만 판치니 안타깝다. 쇼에 불과한 조작되고 미화된 사랑은 뿌리쳐야 한다. (나우누리ID·하땅사랑·auch) --------------------------------------- ▼ 남녀 솔직한 마음고백이 더 소중 ▼ 즐거운 행사가 많을수록 엔도르핀이 펑펑 솟고 살 맛도 나는 법. 사랑도 애정도 없는 삶이라면 삭막함 그 자체 아닌가. 고유명절이든 수입기념일이든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소중하다. 사모하는 마음을 차마 표현못해 애태우는 연인들도 많다. 그럴 때 부끄럼없이 사랑고백을 할 수 있다면 마다할 남녀가 있겠는가. 카드든 초콜릿이든 꽃이든 상관없다. 마음을 전하는 애틋한 정성만 담기면 되지 않겠는가. 장삿속이라고 트집잡을 일도 아니다. 그건 상인들의 욕심일 뿐이다. 주면서 기분좋고 받아서 고맙다면 그걸로 그만이다. 장삿속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인가. 스스로 지나치지만 않으면 될 일이다. 남녀가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밸런타인데이면 어떻고 화이트데이면 대수인가. 마음 전할 이성이 없는 친구들에겐 블랙데이도 가치있다. 마주 앉아 서로의 가슴을 나누자는 뜻이니 말이다. 갈수록 삭막해져 가는 세상살이. 좋게만 활용된다면 흠잡을게 뭔가. 주고받는 물건이 문제가 아니다. 소중한건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나누고 싶은 가슴이다. 사랑고백에 곁들인 정성담긴 선물 하나. 얼마나 흐뭇한가. (나우누리ID·작은외침·젊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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