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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버스비리 최대피해자는 低賃감수 운전사

입력 | 1996-11-20 20:39:00


시내버스를 13년동안 운전한 사람으로서 이번 시내버스 사업주들의 착복사건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에서 제일 많이 속은 건 버스기사들이다. 시내버스기사의 기본급은 64만8천5백76원. 한달 내내 무사고 운전하면 수당 5만원과 야간수당 등을 합쳐 1백3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니 먹고 살자면 쉬는 날도 일을 해야 한다. 이번에 착복한 돈은 시민들 돈이었지만 기사들의 피땀어린 노동력을 착취한 돈도 포함돼 있다. 기본적인 연 월차도 적치시켜주지 않는 회사가 많다. 언제나 시내버스 운전사가 부족한 이유가 있다. 월급이 적고 복지시설이 엉망이고 배차시간 부족 때문이다. 옛날 배차시간과 똑같은 시간으로 잡아돌려 쉴 시간은커녕 밥먹을 시간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기회에 시내버스가 정말 시민의 발이 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 물러나라는 소리도 들리고 시내버스 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노선 조정과 공동배차를 해야 하고 카드제를 정착시키고 차정비를 잘하고 있나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운수노동자들이 쉬는 날 쉬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임금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한탕 갔다오면 쉴 수 있는 시간과 단체협약에 나와 있는 식사시간 30분을 지켜주어야 여유있게 운전하고 시민들에게 기분좋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안건모(경기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 135 문촌마을 1502동 90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