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전남여고, 日 ‘고교 만화 고시엔’서 1위

Posted August. 02, 2022 08:52,   

Updated August. 02, 2022 08:52

日本語

  ‘만화의 왕국’ 일본에서 열린 전국 고등학생 만화경연대회에서 한국 고교생들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31일 일본 고치현에서 열린 ‘제31회 만화 고시엔’ 결승전에서 광주 전남여고 학생들이 1위에 오른 것이다.

 결승전에 진출한 20개 학교 중 한국 학교는 전남여고가 유일했다. 이번 대회에 화상으로 참석한 김서영 송의연 양(3학년)과 김혜령 이채은 양(2학년)은 결과가 발표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지르고 눈물을 글썽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자가 화면을 향해 메달과 상장을 건네자 카메라 앞에서 허리 굽혀 받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라며 “(본선이 열린 이틀이) 정말 길고도 짧게 느껴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만화 고시엔의 정식 명칭은 ‘전국 고등학교 만화 선수권대회’다. 1992년 시작돼 신인 만화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고교 만화 경연대회다. 만화 ‘호빵맨’의 작가 야나세 다카시를 배출해 ‘만화의 도시’로 불리는 고치현에서 매년 열린다. 올해는 일본 국내외에서 179개 학교가 참가했다. 경연은 주어진 주제를 5시간 30분 동안 종이 한 장에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년 전인 2017년 대회에서는 한국 최초로 전남예고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친절한 세계’를 주제로 열린 이번 결승전에서 전남여고 학생들은 일본의 전철역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문신을 한 남성에게 도움을 받는 에피소드를 통해 ‘사람을 외모가 아닌 내면의 모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학생들은 처음에 “일본 야쿠자다!”라며 겁을 먹지만, 알고 보니 그 문신은 대회장까지 가는 길을 안내하는 지도였다는 내용이다.

 1위 수상자에게는 상금 30만 엔(약 295만 원)과 고급 물감 등의 상품이 주어진다. 학생들의 대회 준비를 도운 전남여고 오윤숙 교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예술전문고교가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했음에도 학생들이 너무나 즐겁게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홍정수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