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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이 동결자금 해법 가져오라”… 나포선박 협상 제자리

이란 “한국이 동결자금 해법 가져오라”… 나포선박 협상 제자리

Posted January. 12, 2021 08:28,   

Updated January. 12, 20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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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대표단이 이란 외교 당국과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국적 선박 조기 석방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으나, 이란은 협상 시작부터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받지 못한 불만을 쏟아내 결국 입장차만 드러냈다. 이란 측은 동결대금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인데, 선박 억류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이란 관영 IRNA통신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차관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양국 현안 해결을 위한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서 이란 아락치 외교차관은 한국 선박 나포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에 “선박 억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이며 사법부가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은 이 문제를 정치화하지도, 의미없는 선전을 하지도 말고 사법절차를 밟는 동안 사안을 침착하게 지켜보라”고 충고했다.

 선박 나포 문제에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없고, 양국간 교섭을 통해서 풀어갈 사안 또한 아니라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란 외교 당국은 자금 동결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아락치 차관은 “한국이 미국의 지나친 대이란 제재 요구에 굴복해 불법적으로 이란 정부의 자금 접근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결자금 문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던 탓”이라며 자금 지급을 위한 독자 해법을 마련해올 것을 요구했다. 이란이 4일 한국 국적 화학제품 운반선 ‘한국케미’호를 호르무즈 해협서 나포하며 환경오염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동결자금 지급 문제를 둘러싼 이란 측의 불만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외교 협상서도 동결자금 문제를 우선과제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차관은 11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를 만나고, 이란에 머무는 12일까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측 인사와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이란 정권 강경파 내부에서 “한국이 모욕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차분하지만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라며 말을 아꼈다.


임현석 lhs@donga.com ·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