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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1년내 재건”…전문가들 “최소 수년 걸려”

에르도안 “1년내 재건”…전문가들 “최소 수년 걸려”

Posted February. 13, 2023 08:41,   

Updated February. 13, 202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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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안에 재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진 전문가들은 “최소 수년은 걸릴 것”이라며 다른 관측을 내놓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동남부 디야르바키르를 찾아 “남부 전역에 걸쳐 거주가 불가능해진 수십만 동의 건물을 재건할 계획을 세웠다. 몇 주 안에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건에 난항이 펼쳐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1만7000여 명이 숨진 1999년 대지진 당시에는 대규모 군 인력이 투입돼 비교적 단기간에 재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강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남부는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주민들이 쿠르드족을 탄압했던 튀르키예군의 지원을 꺼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일런 켈먼 재난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군을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남부에 투입하는 것은 큰 도전이다. 이 지역의 쿠르드족은 군대를 자신의 터전에 두는 것을 매우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건물 내진 규제가 대폭 강화됐지만 정치권에서 ‘면제권’을 남발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99년 지진 당시 세계은행의 튀르키예 담당 이사였던 경제학자 아제이 치버는 CNN에 “튀르키예 정부가 특정 건설사를 위해 면제권을 남발해 더 큰 문제를 자초했다. 건설사들은 정당에 자금을 대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면제권을 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11일 튀르키예 법무부는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의 건설업자 100여 명을 부실공사 혐의로 체포했지만 분노 여론을 달래려는 일시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