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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놨던 고교 자퇴생, ‘수학계 노벨상’ 품다

공부 놨던 고교 자퇴생, ‘수학계 노벨상’ 품다

Posted July. 06, 2022 09:26,   

Updated July. 06, 20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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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39·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한국계로는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품에 안으며 한국 수학계에 새 역사를 썼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 오전(현지 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필즈상 수상자로 허준이 교수와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위고 뒤미닐코팽 프랑스 고등과학원 교수,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필즈상은 수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세운 만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 권위의 학술상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발표와 수여가 이뤄진다.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없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1936년 필즈상 시상을 처음 시작한 이후 수상자는 올해 4명을 포함해 총 64명이다. 이 중 10명이 아시아계로 분류되지만 아시아권에서 대학 교육까지 받은 수상자는 6명에 그친다. 최근 30년 이내 아시아 수상자는 단 2명으로 2014년 수상한 이란 테헤란공대 출신의 고(故) 마리암 미르자하니 교수와 허 교수다.

 필즈상 선정 위원회는 “대수기하학의 도구를 사용해 여러 조합론 문제를 풀어 ‘기하학적 조합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허준이 교수에게 필즈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의 허 교수는 국내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온 뒤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2007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와 수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2009년 같은 학교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에서 2012년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45년간 수학계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6년 뒤 리드 추측을 포함하는 ‘로타 추측’마저 해결해 세계 수학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카를로스 케니그 국제수학연맹회장은 “허 교수는 매우 다른 두 분야인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에서 교차점을 찾아 조합론의 난제를 해결했다”며 “이런 발견은 잘 나오지 않으며 조합론 연구로 필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말했다.


김민수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