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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尹갈등에 꼬여버린 ‘개각 스케줄’

Posted November. 30, 2020 08:38,   

Updated November. 30, 20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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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가 정국에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순차 개각’ 구상도 꼬이고 있다. 1차 개각의 중대 기점인 예산안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추 장관 교체 여부 등의 변수로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2차 개각도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당초 국회가 다음 달 2일 예산안을 처리한 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교체하는 1차 개각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등으로 정국이 급랭하면서 예산안 통과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1차 개각도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상황을 고려할 때 예산안 처리 전 개각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로 일부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12월 임시국회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만큼 개각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와 관련한 결론이 나온 뒤로 개각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금 개각을 하면 새롭게 발탁되는 장관보다 추 장관의 교체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릴 것이 뻔하다”며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뒤에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도 개각 순연 기류의 배경이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12월 개각 대상자는 박능후 장관을 포함한 3명 정도로 압축됐던 상황인데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상황에서 당장 복지부 장관을 교체하는 것이 맞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후임 복지부 장관으로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김연명 전 대통령사회수석 등이 거론된다. 또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에는 남인순 정춘숙 홍정민 의원 등 여성 정치인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으며 신임 고용부 장관에는 황덕순 전 대통령일자리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 1월경 예상됐던 2차 개각도 내년 2월 설(12일) 연휴 전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2차 개각 윤곽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후임 비서실장에 대한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와 연동된 2차 개각에 대해서도 아직 문 대통령이 마음의 결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보궐선거 출마 대상으로 거론되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출마 여부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후임 검증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 동반 퇴진론이 제기되면서 추 장관 교체 여부가 2차 개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내에서는 추 장관이 교체될 경우 후임 법무부 장관에는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