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감독 첫 도전에서 쓴맛을 봤던 두 감독이 두 번째 사령탑 도전에서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KGC 감독(55)과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47) 이야기다. 김 감독과 조 감독은 15일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각각 ‘팀 허웅’과 ‘팀 이대성’을 이끌고 맞대결을 펼친다.
개막 직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 감독은 2008∼2009시즌 오리온스 사령탑을 맡았다. 하지만 성적 부진(9위)으로 시즌 막판 자진사퇴했다. 조 감독도 현대모비스 코치 경력 2년 만인 2015년 KT 지휘봉을 잡았다. 3년간 하위권에 머문 끝에 재계약에 실패했다. 두 감독 모두 프로 첫 도전에서 ‘실패한 감독’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김 감독은 KGC를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김승기 감독(51) 후임으로 부임했다. KGC 관계자는 “김 감독은 오리온스 감독 시절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당시 팀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18년간 팀을 지휘하며 6차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유재학 감독(60)의 후임자로 조 감독을 지명했다. 모비스 관계자는 “조 감독은 근면성실이 따라붙었던 사람이다. 2018년부터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팀을 잘 알기에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두 감독이 선임된 뒤 타 구단 감독들은 “잘해도 본전이니 부담이 많겠다”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김 감독은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었던 조 감독에 대해 묻자 “동병상련을 느꼈냐고요?”라고 웃으며 “나처럼 젊었을 때 감독을 처음 했으니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조 감독은 “KGC 김 감독님도 우승 감독인 김승기 전 감독 후임으로 왔으니 부담이 됐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래고 경험이 많으시니 잘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이번 시즌 우승이 목표다. KGC는 13일 현재 1위, 현대모비스는 조 감독의 쌍둥이 형 조상현 감독의 LG에 1경기 차 뒤진 3위를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1위를 달리다 보니 나도 선수들도 (우승)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조 감독도 “시즌 전 플레이오프(PO) 진출이 목표였는데 선수들이 잘하니 나도 이젠 (우승)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임보미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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