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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당국 “이란-러가 유권자 정보 빼내 대선 개입”

美정보당국 “이란-러가 유권자 정보 빼내 대선 개입”

Posted October. 23, 2020 09:15,   

Updated October. 23, 20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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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과 러시아가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미 대선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밝혔다. 특히 이란 공작원은 미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로 위장해 야당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보복할 것”이란 협박성 e메일까지 보냈다. 미 정보기관은 2016년 대선에서도 러시아가 당시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을 배후에서 지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 러시아가 미 유권자 등록 정보를 일부 빼냈다. 이 자료가 외부 세력이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란이 미 유권자를 위협하고 사회 불안을 일으키며 미 대통령에게 해를 입힐 목적으로 가짜 e메일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미 유권자들에게 한 번 이상 투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담긴 동영상 또한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 핵심 경합주의 일부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하라. 만약 그러지 않으면…’이란 e메일을 받았다. “당신은 최근 민주당으로 유권자 등록을 했다. 우리는 전체 투표 체계에 접근할 수 있어 그 사실을 안다. 당신이 선거일에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우린 당신을 찾아갈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지난달 말 양당 대선 후보의 1차 TV 토론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단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질문에 “프라우드 보이스,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답했다. 자신이 선거에 패하면 시위 등을 통해 반발 의사를 표하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 큰 논란을 불렀다. 이날 프라우드 보이스는 성명을 내고 “가짜 e메일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런 일은 적국(敵國)의 절박한 시도”라며 “여러분의 투표는 안전할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회견에 동석한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역시 “대선을 방해하는 어떤 해외 국가에도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가세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