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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케닌, 호주 오픈 여자 단식서 우승

Posted February. 03, 2020 08:18,   

Updated February. 03, 202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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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9위)의 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여자프로테니스(WTA)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윌리엄스가 2017년 출산 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온 뒤로 메이저 대회는 총 12번 열렸는데 10명이 챔피언 자리를 나눠 가졌다. 그 10번째 ‘메이저 퀸’이 바로 소피아 케닌(22·미국·세계랭킹 15위)이다.

 케닌은 1일 열린 올해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가르비녜 무구루사(27·스페인·32위)에 2-1(4-6, 6-2,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냈다. 케닌은 그러면서 2008년 만 20세 9개월 7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147위) 이후 가장 어린(21세 80일) 호주 오픈 단식 챔피언이 됐다.

 케닌은 우승 후 “공식적으로 내 꿈을 이뤘다(My dream has officially come true)”고 말했다. 케닌이 이렇게 말한 건 케닌이 어린 시절 “챔피언이 되고 싶고 세계 1위도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을 촬영한 동영상이 이번 대회 기간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케닌은 1998년 11월 14일 아버지 알렉산더와 어머니 레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현재 국적은 미국이지만 태어난 곳은 러시아 모스크바다. 지금도 집에서는 케닌을 소피아가 아니라 러시아식으로 ‘소냐’라고 부른다. 케닌의 가족은 소냐가 태어나고 몇 달 뒤 미국으로 이주했다. 사실 아버지는 1987년 이미 옛 소련을 떠나 미국 뉴욕에 정착했지만 아내가 임신하자 러시아로 돌아가 있던 상태였다.

 아버지는 취미 삼아 테니스를 즐겼는데 케닌은 이 영향을 받아 다섯 살 때부터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딸이 테니스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부모는 케닌을 플로리다주 릭 맥시 아카데미로 보내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게 했다. 이번에 유명해진 영상은 케닌이 플로리다에서 훈련하던 시절 아버지가 찍은 것이다.

 케닌은 “어렸을 때부터 내 안에 어떤 투쟁심 같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믿음과 열정이 있을 때만 느껴지는 어떤 묵직한 것이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케닌은 이번 대회 때 성조기를 떠오르게 만드는 라켓을 쥐고 경기를 펼쳤다. WTA가 3일 새 랭킹을 발표하면 케닌은 세계 7위로 올라서게 된다. 아직 그가 꿈꾸던 1위는 아니지만 현재 미국 선수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순위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