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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트럼프 압박에도 화웨이 장비 도입 추진

英, 트럼프 압박에도 화웨이 장비 도입 추진

Posted January. 29, 2020 07:22,   

Updated January. 29, 202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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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이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에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제품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8일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큰 틀에서는 화웨이 장비 도입을 허용하되 국가 안보 등 민감한 분야에서는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는 일종의 ‘절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27일 킹스칼리지런던 연설에서 “영국이 기술적 진전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소비자와 기업이 환상적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화웨이 장비 도입 방침을 시사했다.

 영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기밀정보 협력 체제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의 일원이다. 두 나라를 포함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이 민감한 국가 안보 정보를 공유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줄곧 ‘미국을 통한 안보 이득을 취하면서 중국과 손잡을 수는 없다’며 동맹국에 화웨이 배제를 요구해 왔다. 영국이 화웨이 도입을 단행하면 양국 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민간 기업의 외피를 두른 사실상의 중국 정부기관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6)는 젊은 시절 인민해방군 장교로 복무했고 회사 설립 후에도 정부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급속도로 덩치를 불렸다. 특히 미국은 화웨이가 소위 ‘백도어’ 장치를 통해 입수한 각국의 중요 기밀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는 첩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각국은 화웨이 제품 가격이 노키아, 에릭슨 등 주요 경쟁업체에 비해 싸다는 점 때문에 화웨이 사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존슨 총리와 직접 통화를 하며 화웨이 도입을 만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6일 트위터에 “자국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국가만이 주권을 가질 수 있다”고 가세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